설날, 정읍 내려가기

최악의 귀향길이었다.

꽉 막힌 고속도로를 가야했고
중간에 하이패스를 잘못 들어가서 마음고생을 했고
덕분에 국도를 타게됐고
더 꽉막힌 국도에서 시간을 보내야했다.

그렇게 정읍까지 10시간이 걸렸다.

정읍까지 내려가면서 제일 걱정했던게 주하였는데
다행히 주하는 한두번 찡얼거리고 힘든 내색없이 잘 놀아주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꽉 막힌 길에서 주하마져 계속 울고 보챘다면 아마 다시 서울로 차를 돌렸을지도..

그렇게 10시간을 걸려 도착한 정읍은 역시 좋았다.

공기도 좋고,
눈이 하얗게 내린 도로가 논들의 풍경도 좋았다.
멀리 산 아래로 내려가는 햇님의 얼굴도 예뻤다.
주하를 반갑게 맞아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어 더욱 좋았다.

10시간 걸렸지만 모든것들이 그 길고긴 10시간을 잊게 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막히는 길임을 알고도 내려가고 올라가고 하나보다.


…. 정읍에 도착하고 모두 모여 정답게 담소를 나누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쿵. 하는소리..
…. 주하다.
과일상 모서리에 오른쪽 눈가를 부딪힌 주하.
금새 파랗게 멍이 들었다.
얼마나 아팠을까?…
5분정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었다. 쭈맘이 달래줘서 겨우 진정된 주하
몇번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뒤로 넘어져서 머리는 쿵했지만
모서리에 저렇게 다친건 처음이니까…
아마 태어나 처음으로 맛본 극심한 고통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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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내려가기
정읍 내려가기
차에서 잘 노는 주하
차에서 잘 노는 주하
하품하는 주하
하품하는 주하
눈이 멍든 주하
눈이 멍든 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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