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상현

오늘 나는 처음 봄길을 걷는데
봄은 떠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소소리바람에 옷깃을 여미었는데
벚꽃은 그 바람에 눈꽃되어 날리고 있다
나는 이제 시작인데 봄은 벌써 끝자락이다

아쉬움에 떨어진 꽃잎들 세어 본다
일순간 다리 사이로 살바람 불어 꽃잎들을 휘몰아 가고
나는 흩어진 봄볕들이 아쉬워 손을 뻗는다

따듯한 볕을 찾아 우두커니 서서 파아란 하늘 올려다 보니
눈부신 하늘 저편으로 봄이 떠나고 있다
나는 오늘 이 봄의 끝자락에 서서
새봄을 기다리고 있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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